백혈구가 조금 높은데 감염이 아닐 수도 있을까
백혈구가 조금 높은데 감염이 아닐 수도 있을까
그럴 수 있습니다.
백혈구가 높으면 감염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운동·스트레스·흡연·약물 같은 이유로도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혈구 숫자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백혈구가 증가했는지, 증상이 있는지, 이전 검사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1,2]
백혈구가 높으면 감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이유
백혈구는 우리 몸의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세포입니다. 특히 세균 감염이 생기면 백혈구 가운데 호중구(neutrophil)가 증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검사결과에서 백혈구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감염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백혈구 증가 자체가 감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염 외에도 염증, 신체적 스트레스, 흡연, 특정 약물, 조직 손상 등 여러 상황에서 백혈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1,2]
검사결과를 볼 때 중요한 순서
백혈구 수치 → 백혈구 감별계산 → 증상 → 최근 운동·스트레스·흡연·약물 → 이전 검사 → 필요하면 재검
총 백혈구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에는 보통 전체 백혈구 수치와 함께 호중구, 림프구, 단핵구, 호산구, 호염구의 비율이나 절대수가 표시됩니다. 이를 백혈구 감별계산(differential count)이라고 합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단순히 “백혈구가 12,000이다”라고 보는 것보다 어느 종류의 백혈구가 증가했는지를 함께 봅니다.[1,2]
호중구가 높다면?
세균 감염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감염만의 소견은 아닙니다. 격한 운동, 심한 통증이나 스트레스, 흡연,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에 의해서도 호중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1,3]
림프구가 높다면?
바이러스 감염 등에서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인에서 림프구 증가가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염 외의 원인도 고려할 수 있어 절대 림프구 수와 필요에 따라 말초혈액도말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2]
감염이 없어도 백혈구가 올라갈 수 있는 흔한 이유
1. 심한 운동이나 신체적 스트레스
백혈구는 항상 혈액 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만은 아닙니다. 일부는 혈관벽 주변에 머물러 있다가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액 속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격한 운동 직후나 심한 신체적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실제 감염이 없어도 백혈구가 일시적으로 높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1,4]
2. 흡연
흡연자에서는 비흡연자보다 백혈구와 호중구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찰연구에서는 금연하거나 흡연량을 줄인 뒤 백혈구가 감소하는 현상도 확인되었습니다.[5,6]
다만 흡연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백혈구 증가의 원인을 모두 흡연 때문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원인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3. 약물
대표적인 것이 스테로이드(corticosteroid)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실제 감염이 없어도 혈액 속 호중구 수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대규모 입원환자 연구에서도 감염이 없는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투여 후 백혈구가 상승하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3]
그 밖에도 일부 약물이 백혈구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검사 직전에 새로 복용하기 시작한 약이 있다면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2]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입니다
같은 백혈구 수치라도 상황에 따라 의미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백혈구가 높으면서 발열, 오한, 기침과 가래, 배뇨통, 복통, 설사, 피부의 붉어짐이나 통증 같은 증상이 함께 있다면 감염 가능성을 먼저 평가하게 됩니다.
반대로 특별한 증상이 없고, 최근 격한 운동이나 스트레스가 있었거나 흡연·약물 같은 이유가 있다면 비감염성 백혈구 증가도 함께 생각할 수 있습니다.[1]
실제 진료에서는
검사결과지의 'H' 표시 하나만 보고 감염이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감별계산을 확인하고, 최근 상황과 이전 검사결과까지 비교해서
일시적인 변화인지 계속되는 변화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년 백혈구 수치도 함께 보세요
이번 검사에서 WBC가 12,000/μL로 나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 작년에는 6,000/μL였는데 이번에 갑자기 12,000/μL가 된 경우
- 최근 몇 년간 계속 11,000~13,000/μL 정도였던 경우
두 상황은 같은 숫자라도 해석이 다릅니다. 최근에 갑자기 변했다면 감염이나 스트레스 같은 급성 원인을 먼저 살펴볼 수 있고, 오랫동안 비슷하게 유지됐다면 흡연, 만성 염증, 약물 등 지속적인 원인을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1]
그래서 건강검진 결과지를 볼 때는 “정상범위를 벗어났는가?”만 보지 말고 “이전에는 얼마였는가?”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혈구가 조금 높으면 다시 검사해야 할까?
우연히 발견된 경도의 백혈구 증가라면, 상황에 따라 CBC와 백혈구 감별계산을 다시 검사하여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또는 계속 높은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1,2]
다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몇 이상이면 반드시 재검” 또는 “정확히 몇 주 후에 검사”라는 하나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승 정도, 증상, 감별계산, 과거 검사결과, 원인이 될 만한 상황을 종합해 재검 시기를 결정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기다리기보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경도 백혈구 증가는 반응성 원인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추가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1,2]
- 재검에서도 백혈구가 계속 높거나 점점 상승하는 경우
- 백혈구뿐 아니라 혈색소나 혈소판에도 이상이 있는 경우
- 미성숙 백혈구가 증가하거나 말초혈액도말에서 비정상 세포가 관찰되는 경우
- 림프절이 커지거나 비장이 커진 경우
-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야간 발한, 지속적인 발열 등이 있는 경우
- 백혈구가 단순한 경도 상승을 넘어 매우 높은 경우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감염이겠지”라고 해석하기보다 감염·염증성 질환부터 혈액질환까지 원인을 넓혀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검사결과지를 받았다면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 백혈구가 얼마나 높았는지 확인합니다.
- 호중구·림프구 등 감별계산을 봅니다.
- 발열이나 감염을 의심할 증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최근 격한 운동·스트레스·흡연·약물 사용이 있었는지 봅니다.
- 이전 검사결과와 비교합니다.
- 필요하면 CBC와 감별계산을 재검하여 변화 추세를 확인합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백혈구가 조금 높다는 것은 감염의 확정 진단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볼 출발점입니다. 백혈구 감별계산, 증상, 운동·스트레스·흡연·약물, 이전 검사와의 변화까지 함께 봐야 실제 의미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검사결과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검사 이상이 반복되거나 증상이 동반된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여 개인의 상황에 맞게 평가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문헌
- Zon RL, Berliner N. How I manage inpatient consultations for quantitative neutrophil abnormalities in adults. Blood. 2023;142(9):786-793.
- George TI. Malignant or benign leukocytosis. Hematology Am Soc Hematol Educ Program. 2012;2012:475-484.
- Sullivan E, Schulte R, Rothberg MB. Elevation in white blood cell count after corticosteroid use in noninfected hospitalized patients. J Hosp Med. 2025.
- Sand KL, et al. Effects of exercise on leukocytosis and blood hemostasis in 800 healthy young females and males. World J Exp Med. 2013;3(1):11-20.
- Smith CJ, et al. Leukocytosis and Tobacco Use: An Observational Study of Asymptomatic Leukocytosis. Am J Med. 2021.
- Abel GA, et al. Effects of biochemically confirmed smoking cessation on white blood cell count. Mayo Clin Proc. 2005;80(8):1022-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