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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나왔는데 어느 과로 가야 할까?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나왔는데 어느 과로 가야 할까?

건강검진 결과에 이상이 하나 나오면 다음 고민이 생깁니다.

“간수치가 높으면 소화기내과인가?”
“혈당이 높으면 내분비내과로 가야 하나?”
“소변에서 피가 나왔다는데 신장내과인지 비뇨의학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검사 이름만 보고 진료과를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증상이 없고 건강검진에서 처음 발견된 이상이라면, 상당수는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상이 실제로 반복되는지, 다른 검사와 연결되는지 확인한 뒤 필요한 경우 세부 전문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검사 결과 자체가 중요한 이상을 시사하거나 증상이 함께 있다면 처음부터 해당 전문과 진료가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진료과를 고르기 전에 세 가지부터 봅니다

검진 결과를 들고 진료실에 오면 검사 이름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대개 다음 세 가지를 함께 봅니다.

  1. 얼마나 많이 벗어났는가
  2. 처음 나온 이상인지, 이전에도 반복됐는가
  3. 관련 검사나 증상이 함께 있는가

예를 들어 ALT가 약간 높게 나온 사람과, ALT 상승에 황달까지 있는 사람은 같은 ‘간수치 이상’이라도 진료의 우선순위가 다릅니다.

소변잠혈이 한 번 양성인 경우와, 혈뇨에 단백뇨와 신장기능 저하까지 함께 있는 경우도 접근이 달라집니다.

어느 과로 갈 것인지는 검사 이름보다 이상 소견의 조합이 결정합니다.

잘 모르겠다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시작해도 됩니다

건강검진에서 처음 발견되는 이상은 바로 특정 질환으로 확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복혈당이 높으면 다시 확인해야 할 수 있고, 소변잠혈 양성은 현미경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간수치도 음주, 약물, 지방간, 바이러스간염 등 원인이 여러 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처음부터 환자가 세부 전문과를 정확히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검진 결과 전체를 보고 필요한 확인검사를 한 뒤, 특정 장기질환이 의심되면 해당 전문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불필요한 진료를 한 번 더 받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과로 가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하는 진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간수치가 높다면 어디로 갈까?

AST, ALT, γ-GTP가 높게 나왔다면 대부분은 내과 또는 가정의학과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간수치 이상 자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정리해두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높게 나왔을 때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함께 보면 도움이 됩니다.

간수치 상승만으로 원인을 알 수는 없습니다. 지방간, 음주,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 B형·C형간염 등 여러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간수치 하나만 보지 않습니다.

  • 과거에도 높았는지
  • AST와 ALT 중 어떤 수치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 bilirubin 등 다른 간 관련 검사가 정상인지
  • 지방간이나 비만·당뇨가 있는지
  • 술, 약,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지

이런 정보를 보고 재검, 간염검사, 복부초음파 또는 간섬유화 위험 평가가 필요한지 결정합니다.

대한간학회의 2025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진료지침도 지방간 환자에서 단순한 간효소 수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사 위험과 간섬유화 위험을 함께 평가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간수치 이상이 지속되거나 원인이 불분명하고, 간질환이나 간섬유화 위험이 높다면 소화기내과 진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높다면?

혈당이 높다고 바로 내분비내과부터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 자체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높게 나왔을 때 확인할 기준을 먼저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일반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도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고 초기 평가와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검진에서 처음 공복혈당이 높게 나왔다면 한 번의 숫자보다 당화혈색소(HbA1c), 과거 혈당, 증상과 동반 위험요인을 함께 확인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현재 2025 당뇨병 진료지침을 공식 지침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단은 검사 종류와 상황에 따라 확인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혈당 조절이 복잡하거나 당뇨병의 유형이 불분명한 경우, 임신과 관련된 당뇨병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내분비내과 진료의 필요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검진에서 혈당이 조금 높게 나온 것만으로 “내분비내과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TSH가 이상하다면 내분비내과로 가야 할까?

갑상선검사에서 TSH가 높거나 낮게 나오면 내분비내과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TSH 하나만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TSH는 갑상선 기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초기 검사입니다. 이상이 있다면 free T4와 함께 보면서 실제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기능항진증인지 확인합니다. 미국갑상선학회도 TSH를 초기 갑상선기능 평가의 핵심 검사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TSH가 약간 벗어난 정도라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재검과 추가검사를 먼저 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이 뚜렷하거나, 수치 이상이 반복되거나, 진단과 치료가 복잡한 경우에는 내분비내과가 적절합니다.

검진 초음파에서 갑상선 결절이 함께 발견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호르몬 수치뿐 아니라 결절의 크기와 초음파 모양에 대한 별도 평가가 필요합니다.

혈뇨는 비뇨의학과일까, 신장내과일까?

이 부분은 특히 헷갈립니다.

검진에서 ‘요잠혈 양성’이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실제 혈뇨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AUA/SUFU의 2025 미세혈뇨 진료지침은 소변 dipstick 양성만으로 미세혈뇨를 정의하지 않고 현미경검사로 확인하도록 권고합니다.

그다음부터 진료 방향이 갈립니다.

요로계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면 비뇨의학과가 중심이 됩니다.

예를 들어 반복되는 혈뇨가 있고 연령, 흡연력 등 요로암 위험인자가 있거나 육안으로 피가 보이는 경우에는 방광과 요로를 평가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혈뇨와 함께 단백뇨가 있거나 신장기능이 감소했다면 신장내과 영역을 더 생각하게 됩니다.

KDIGO 2024 만성콩팥병 진료지침도 신장질환을 평가할 때 eGFR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알부민뇨와 다른 신장 손상 지표를 함께 평가하도록 제시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기억하면 편합니다.

  • 혈뇨 중심, 방광·요로 문제 의심 → 비뇨의학과
  • 단백뇨·신장기능 저하가 함께 있음 → 신장내과

다만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비뇨의학적 평가와 신장질환 평가가 모두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단백뇨가 나왔다면 신장내과로 바로 가야 할까?

단백뇨가 한 번 나왔다고 곧바로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운동, 발열, 탈수 같은 상황에서도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시 소변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과 혈액검사의 creatinine, eGFR을 함께 확인합니다.

KDIGO 2024 지침에서도 만성콩팥병은 신장 구조 또는 기능 이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한 번의 비정상 검사만으로 만성질환을 단정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백뇨가 한 번 발견된 정도라면 내과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백뇨가 반복되거나 양이 많고, 혈뇨 또는 신장기능 저하가 함께 있다면 신장내과 진료가 더 적절해집니다.

흉부 X-ray가 이상하다면 판독문을 먼저 봅니다

“흉부 X-ray 이상”만으로는 진료과를 정할 수 없습니다.

같은 흉부 X-ray에서도 폐결절, 폐침윤, 오래된 결핵 흔적, 흉막 이상, 심장비대처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결과지에서 먼저 어떤 소견이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폐결절이나 종괴가 의심된다면 호흡기내과가 가장 직접적인 진료과입니다.

ACR은 35세 이상 성인의 흉부 X-ray에서 우연히 불확실한 폐결절이 발견된 경우 다음 검사로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은 흉부 CT를 일반적으로 적절한 검사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X-ray에서 결절이 보였다고 바로 조직검사로 가는 것이 아니라 추가 영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X-ray의 주된 소견이 심장비대라면 순환기내과 쪽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X-ray 이상 → 호흡기내과”가 아니라 “판독문에 무엇이 적혀 있는가 → 해당 장기와 필요한 추가검사는 무엇인가” 순서로 생각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검진 결과에 이상이 여러 개 있다면 어느 과로 갈까?

실제로는 하나만 이상한 경우보다 여러 항목이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에서

  • 공복혈당 상승
  • 중성지방 상승
  • 지방간
  • ALT 상승

이 함께 발견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각각 내분비내과와 소화기내과를 따로 예약해야 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는 이것들을 별개의 네 가지 문제로 보기보다 대사질환과 연결된 하나의 패턴인지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검진 결과 전체를 볼 수 있는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시작하면 각 이상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고 필요한 전문과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처음부터 해당 전문과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검진 이상이 1차 진료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영상검사에서 종괴나 뚜렷한 장기 이상이 발견된 경우
  • 검진 결과지에 특정 전문과 진료나 정밀검사가 명확히 권고된 경우
  • 같은 이상이 반복되고 이미 특정 장기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 기존에 해당 질환으로 전문과 진료를 받고 있는 경우

또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 결과라도 현재 심한 증상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황달, 심한 호흡곤란, 육안적 혈뇨, 의식 변화처럼 중요한 증상이 있다면 “어느 외래를 예약할까”보다 얼마나 빨리 평가받아야 하는지가 우선입니다.

검진결과에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상황에 맞게 판단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인포그래픽
건강검진 결과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이런 순서로 생각해보세요!

어느 과인지 모르겠다면 이 순서로 생각해보세요

  1. 검진 결과지의 권고사항을 먼저 확인합니다.
  2. 현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3. 이상이 처음인지, 이전에도 있었는지 비교합니다.
  4. 관련 검사도 함께 이상한지 봅니다.
  5. 방향이 분명하지 않다면 내과·가정의학과에서 결과 전체를 먼저 봅니다.

세부 전문과 선택은 그다음이어도 늦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처음부터 정확한 전문과를 맞히는 것보다, 필요한 진료가 빠지지 않게 다음 단계를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검진 결과별 첫 진료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검진 이상 처음 시작할 수 있는 곳 전문과를 더 고려하는 상황
간수치 상승 내과·가정의학과 지속적 이상, 만성 간질환 의심 → 소화기내과
혈당 상승 내과·가정의학과 복잡한 당뇨병, 특수상황 → 내분비내과
TSH 이상 내과·가정의학과 명확하거나 복잡한 갑상선질환 → 내분비내과
혈뇨 내과·가정의학과 요로 문제 의심 → 비뇨의학과
단백뇨·신기능 저하 내과·가정의학과 지속적 신장질환 의심 → 신장내과
흉부 X-ray 폐 이상 내과 또는 호흡기내과 결절·종괴 등 명확한 폐 소견 → 호흡기내과

정리하면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나왔다고 해서 검사 이름과 전문과를 일대일로 연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이상 정도, 이전 결과, 관련 검사, 증상을 함께 봅니다. 방향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시작하고, 특정 장기질환이나 전문검사가 필요한 단계에서 세부 전문과로 넘어가면 됩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잘 사용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정확한 병명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 대한당뇨병학회. 2025 당뇨병 진료지침.
  •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 2024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Chronic Kidney Disease.
  • 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 / SUFU. Microhematuria Guideline, 2020, Amended 2025.
  •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K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2025.
  • American Thyroid Association. Thyroid Function Tests.
  •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ACR Appropriateness Criteria: Incidentally Detected Indeterminate Pulmonary Nod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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