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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간수치는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높은 이유

다른 간수치는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높은 이유

건강검진에서 AST, ALT, ALP 같은 다른 간수치는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반복해서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빌리루빈 수치 자체가 아니라 직접 빌리루빈과 간접 빌리루빈 중 어느 쪽이 주로 올라가 있는가입니다.[1]

특히 간접 빌리루빈이 조금 높고 다른 간수치와 혈액검사가 정상이라면, 길버트증후군(Gilbert syndrome)이라는 양성 체질적 원인이 흔합니다.[2] 반대로 직접 빌리루빈이 높거나, 다른 검사 이상이나 증상이 함께 있다면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빌리루빈만 높을 때 직접 빌리루빈과 간접 빌리루빈을 구분하고 길버트증후군 및 추가검사 필요 상황을 설명한 인포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면 더 크고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빌리루빈은 왜 올라가는 걸까?

빌리루빈은 간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닙니다. 우리 몸에서 오래된 적혈구가 분해될 때 생긴 물질이 간으로 이동하고, 간에서 처리된 뒤 담즙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건강검진 결과지에 적힌 총빌리루빈(total bilirubin),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 간접 빌리루빈(indirect bilirubin)도 조금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검사 쉽게 말하면
총빌리루빈 혈액 속 빌리루빈 전체
간접 빌리루빈 간에서 처리되기 전 형태가 주로 반영됨
직접 빌리루빈 간에서 처리된 뒤 배출되는 형태가 주로 반영됨

따라서 총빌리루빈이 높다는 사실만으로는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ACG)도 총빌리루빈 상승이 확인되면 직접형과 간접형으로 나누어 확인하는 것을 우선하도록 권고합니다.[1]

다른 간수치는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높다면?

실제 진료에서도 건강검진 결과지를 들고 와서 “간수치는 다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높은데 간이 안 좋은 건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AST나 ALT가 정상이라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어떤 종류의 빌리루빈이 올라가 있는지입니다.

간접 빌리루빈이 주로 높다면 적혈구가 평소보다 많이 파괴되는 용혈, 일부 약물의 영향, 그리고 빌리루빈을 처리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조금 낮은 길버트증후군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2,3]

반대로 직접 빌리루빈이 주로 높다면 길버트증후군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간에서 처리된 빌리루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간세포 질환이나 담즙정체, 담도 문제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1]

가장 흔히 만나는 경우는 길버트증후군입니다

다른 간수치는 정상이고, 간접 빌리루빈만 경도로 반복 상승하는 사람에게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길버트증후군(Gilbert syndrome)입니다.[2]

길버트증후군에서는 빌리루빈을 간에서 처리할 때 필요한 UGT1A1이라는 효소의 기능이 보통 사람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적혈구가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빌리루빈을 처리하는 속도가 조금 느립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일반적으로 간세포가 계속 손상되는 질환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경우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상태가 아니며,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2]

길버트증후군에서 흔한 검사 패턴

· 총빌리루빈이 경도로 상승
· 간접 빌리루빈이 우세
· AST·ALT·ALP는 정상
· 빈혈이나 용혈을 의심할 만한 검사 이상이 없음
· 예전 검사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됨

어떤 날은 더 높고 어떤 날은 정상에 가까운 이유

길버트증후군의 빌리루빈은 항상 같은 값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검사할 때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금식, 탈수, 감염이나 급성 질환, 심한 운동이나 신체적 스트레스가 있을 때 빌리루빈이 일시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3]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전날부터 식사를 제한하고 아침까지 금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검진 당일의 빌리루빈 수치가 조금 더 높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숫자만 보는 것보다 과거 검사에서도 비슷했는지, 다른 간수치는 계속 정상이었는지, 직접·간접 빌리루빈 중 어느 쪽이 높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길버트증후군이라고 바로 판단해도 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간접 빌리루빈이 높아지는 다른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용혈, 즉 적혈구가 정상보다 많이 파괴되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적혈구가 많이 분해되면 빌리루빈의 원료가 늘어나므로 간접 빌리루빈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발견된 간접 고빌리루빈혈증이라면 혈액검사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2,3]

검사 용혈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변화
혈색소(Hb) 감소할 수 있음
망상적혈구(reticulocyte) 증가
LDH 증가
Haptoglobin 감소

실제 진료에서는 필요에 따라 CBC, 망상적혈구, LDH, haptoglobin 등을 확인해 의미 있는 용혈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합니다.[2,3]

실제 진료에서는 무엇부터 확인할까?

빌리루빈이 높다는 결과 하나만 보고 바로 초음파나 CT부터 시행하는 것은 전형적인 단독 빌리루빈 상승의 첫 접근은 아닙니다.

저라면 이런 검사결과를 볼 때 현재 숫자 하나보다 먼저 과거 결과와 전체 검사 패턴을 확인합니다. 실제로는 다음 순서가 더 중요합니다.

  1. 예전 검사에서도 빌리루빈이 높았는지 확인합니다.
  2. 총빌리루빈만 있다면 직접·간접 빌리루빈을 구분합니다.
  3. AST, ALT, ALP 등 다른 간수치가 정말 정상인지 함께 봅니다.
  4. 간접형 우세라면 빈혈이나 용혈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5. 최근 복용하거나 새로 시작한 약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6.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추가검사를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 검사에서도 계속 비슷한 정도의 빌리루빈 상승이 있었고, 간접형이 우세하면서 AST·ALT·ALP와 혈액검사가 정상이라면 길버트증후군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이처럼 전형적인 경우에는 간초음파나 CT, MRI, 간조직검사 또는 유전자검사를 모든 사람에게 시행할 필요는 없습니다.[2]

길버트증후군은 유전자검사로 확인해야 할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검사 패턴을 보이고, 용혈이나 다른 간질환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없다면 임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2]

UGT1A1 유전자검사는 빌리루빈이 전형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나거나, 검사결과가 서로 맞지 않아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처럼 추가적인 확인이 실제 진료에 도움이 될 때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빌리루빈이 조금 높다는 이유만으로 유전자검사를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는 단순한 길버트증후군으로 넘기지 않습니다

다른 간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빌리루빈 상승을 길버트증후군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1-3]

  • 직접 빌리루빈이 주로 높을 때
  • AST, ALT, ALP, GGT 등 다른 간수치도 함께 이상할 때
  • 빌리루빈이 이전보다 계속 상승하는 양상을 보일 때
  • 빈혈, 망상적혈구 증가 등 용혈을 의심할 소견이 있을 때
  • 복통, 발열, 심한 가려움, 진한 소변, 회색변 등이 함께 있을 때
  • 눈이나 피부가 눈에 띄게 노래지는 진행성 황달이 있을 때

특히 직접 빌리루빈이 주된 상승이라면 길버트증후군과는 다른 상황입니다. 이 경우에는 간담도 질환이나 담즙 흐름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결과와 증상에 따라 추가로 확인하게 됩니다.[1]

빌리루빈 숫자 하나보다 검사 패턴을 보세요

건강검진 결과에 빌리루빈이 정상범위를 조금 넘었다고 표시되어 있으면 간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먼저 걱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간수치가 정상인 단독 빌리루빈 상승에서는 그 숫자 하나만으로 간질환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첫 질문은 “빌리루빈이 얼마인가?”보다 “직접형인가, 간접형인가?”입니다.

간접 빌리루빈이 경도로 반복 상승하고, 다른 간수치와 용혈 관련 검사가 정상이라면 길버트증후군처럼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상태가 흔합니다. 반면 직접형 상승이나 다른 검사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그때는 다른 원인을 찾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 글의 핵심
AST·ALT 등 다른 간수치는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반복해서 높다면, 먼저 직접·간접 빌리루빈을 구분합니다. 간접형이 우세하고 다른 검사에 이상이 없다면 길버트증후군이 흔한 원인이지만, 직접형 상승이나 다른 이상이 동반되면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으로, 개인의 검사결과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검사결과의 해석은 이전 검사 추세, 증상, 복용 약물 및 다른 검사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Kwo PY, Cohen SM, Lim JK. ACG Clinical Guideline: Evaluation of Abnormal Liver Chemistries. Am J Gastroenterol. 2017;112:18-35. doi:10.1038/ajg.2016.517.
  2. VanWagner LB, Green RM. Evaluating Elevated Bilirubin Levels in Asymptomatic Adults. JAMA. 2015;313:516-517. doi:10.1001/jama.2014.12835.
  3.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Bilirubin Pathways and Pitfalls: From Processing to Pathology. AASLD Liver Fellow Network. 2025.
  4. De Silva AP, et al. Gilbert's syndrome: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World J Hepatol. 2025;17(2):98503. doi:10.4254/wjh.v17.i2.98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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