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검사를 많이 추가하면 더 좋은 걸까?
건강검진에서 검사를 많이 추가하면 더 좋은 걸까?
건강검진을 예약하다 보면 선택검사가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CT, 초음파, 종양표지자, 혈액검사까지 보다 보면 “이왕 하는 김에 다 받아볼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검진 결과를 보다 보면 검사를 많이 받은 사람이 꼭 더 좋은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우연히 발견된 작은 이상 때문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더 복잡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검진의 질은 검사 개수가 아니라 나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검사를 골랐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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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건강검진은 검사 개수가 아니라 내 위험요인에 맞는 검사를 제대로 선택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
검사를 많이 하면 이상도 더 많이 발견됩니다
검사 항목이 늘어나면 이상소견을 발견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하지만 발견된 이상이 모두 질병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사람도 검사값 하나쯤 참고범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영상검사에서는 평생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작은 결절이나 낭종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검사결과에 빨간 표시가 있다고 바로 병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정상범위를 조금 벗어난 검사결과, 얼마나 걱정해야 할까」에서 이상 정도와 이전 결과를 함께 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검사를 많이 받았다 = 검진을 잘 받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요한 질환을 제대로 찾아내고, 그 결과가 실제 예방이나 치료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건강검진의 목표는 '많이 찾기'가 아닙니다
선별검사는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질환을 미리 찾아보는 검사입니다.
좋은 선별검사는 단순히 병을 빨리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일찍 발견했을 때 치료나 예방을 통해 실제 건강결과가 좋아져야 합니다.
반대로 검사를 추가했는데 애매한 이상만 많이 발견되고, 재검이나 조직검사만 늘어난다면 반드시 좋은 검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WHO도 선별검사를 평가할 때 조기 발견의 이득뿐 아니라 위양성, 과잉진단, 추가검사 같은 불이익을 함께 봅니다.
검사가 많아지면 왜 불필요한 추가검사도 늘어날까?
첫 번째는 위양성입니다.
실제로는 질환이 없지만 검사에서는 이상처럼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면 재검이나 다른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과잉진단입니다.
이상 자체는 실제로 있지만 평생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병변까지 발견하는 경우입니다.
검사를 많이 할수록 이런 결과를 만날 기회도 함께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검사를 추가해야 할까요?
검사 목록부터 보는 것보다 내 위험요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보통 다음 내용을 봅니다.
- 나이와 성별
- 부모·형제자매의 주요 질환과 발병 나이
- 흡연력
- 비만과 허리둘레
- 고혈압·당뇨병 등 기존 질환
- 이전 건강검진 결과
같은 검사도 누구에게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폐암 저선량 CT는 모든 성인이 받는 검사가 아닙니다. 연령과 흡연량 등으로 폐암 위험이 높은 사람을 선별해서 시행합니다.
골밀도검사도 연령, 성별, 폐경 여부와 골절 위험에 따라 필요성이 달라집니다.
검사 이름보다 먼저 “나는 어떤 질환의 위험이 높은가?”를 묻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력도 구체적으로 봐야 합니다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으니 암검사를 많이 받아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은 단순히 유무만 확인하지 않습니다.
- 어떤 질환이었는지
- 부모·형제자매처럼 가까운 가족인지
- 몇 살에 진단받았는지
- 같거나 비슷한 질환이 여러 가족에게 있었는지
이런 정보가 실제 검사 시작 시기나 검사 방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막연한 가족력 때문에 관련 없는 검사를 모두 추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검사를 고를 때는 '이상이 나오면 무엇을 할지'까지 생각합니다
선택검사를 추가하기 전에 다음 네 가지를 물어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 내 나이와 위험요인에서 권고되는 검사인가?
- 이 검사가 이상이면 다음 검사는 무엇인가?
- 일찍 발견하면 치료나 예방이 달라지는가?
- 검사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추가검사는 없는가?
특히 두 번째 질문이 중요합니다.
검진에서 이상이 나왔다고 바로 병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검진은 주로 질환 가능성을 찾는 선별검사이기 때문입니다.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나온 뒤 왜 다시 검사를 해야 하는지는 「선별검사와 확진검사는 무엇이 다를까」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새 검사를 추가하는 것보다 이전 결과를 다시 보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검진센터에서 매년 새로운 검사를 추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새 검사를 하나 더 받는 것보다 작년에 나온 이상을 제대로 확인했는지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혈당이 높았는데 다시 확인하지 않았거나, 초음파에서 추적검사를 권고받았는데 놓쳤다면 그 부분부터 챙기는 편이 우선입니다.
재검 권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건강검진에서 재검하라고 하면 꼭 다시 해야 할까」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필요한 검사까지 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추가검사가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령, 가족력, 흡연력, 기존 질환이나 과거 검사결과에 따라 기본 검진보다 더 많은 검사가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또 이미 증상이 있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체중 감소, 혈뇨, 지속적인 복통처럼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하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 시행하는 선별검사와 목적이 다릅니다. 이때는 원인을 찾기 위한 진단검사가 됩니다.
검진센터에서 선택검사표를 받았다면 이렇게 보세요
① 기본검진에 이미 포함된 검사를 확인합니다.
같은 목적의 검사를 중복해서 받을 필요가 있는지 봅니다.
② 내 위험요인을 적어봅니다.
나이, 성별, 가족력, 흡연력, 기존 질환과 이전 결과를 확인합니다.
③ 추가검사가 실제 결과를 바꿀 수 있는지 봅니다.
조기에 발견했을 때 치료나 예방이 달라지는지가 핵심입니다.
④ 지난해 검진 결과를 다시 확인합니다.
새 검사를 추가하기 전에 이미 나온 이상에서 놓친 후속조치가 없는지 살펴봅니다.
검진 결과지 전체를 어디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건강검진 결과지는 어디부터 봐야 할까?」에서 결과지를 읽는 순서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건강검진은 검사 개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여러 검사를 한꺼번에 시행한 일반 건강검진을 분석한 Cochrane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검사 확대 자체가 전체 사망률이나 암 사망률을 낮추지는 못했습니다.
이 결과가 암검진이나 다른 근거 있는 선별검사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핵심은 분명합니다.
누구에게, 어떤 검사를, 언제 하는지가 검사 개수보다 중요합니다.
선택검사표를 받았다면 “몇 개를 더 받을까?”보다 “내게 이 검사가 왜 필요한가?”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와 근거
-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Europe. Screening programmes: a short guide. Increase effectiveness, maximize benefits and minimize harm. 2020.
-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Europe. What is the effectiveness of systematic population-level screening programmes for reducing the burden of cardiovascular diseases? Second edition. 2024.
- Krogsbøll LT, Jørgensen KJ, Gøtzsche PC. General health checks in adults for reducing morbidity and mortality from disease.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9.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국가건강검진 관련 현행 안내.
최신성 평가: 2026년 9월 기준 WHO의 선별검사 원칙과 2024년 업데이트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현재도 선별검사의 가치는 검사 발견률만으로 평가하지 않고, 질병·사망 감소라는 이득과 위양성·과잉진단·추가검사 같은 위해를 함께 평가합니다.
2019년 Cochrane 리뷰에는 오래된 연구도 포함되어 있어 최신 개별 선별검사의 효과를 판단하는 자료로 직접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검사를 무차별적으로 늘리는 것이 더 좋은 건강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근거로 사용했습니다.
개별 검사의 필요성은 연령, 성별, 위험요인과 해당 질환의 최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